2023.03.07 - 2023.03.25
< Hyper Realism 속의 관념 > 기획초대 3인전
이창효 이 흠 유용상
2023. Mar. 7 (Tue) - 25 (Sat)
이번 전시 작품들을 보면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만나게 됩니다. 빨갛게 익은 자두, 침이 고이는 달콤한 사탕, 방금 쭉 들이 킨 듯한 와인 잔 등을 확대하여 정밀하게 표현한 그림들은 실제보다 더 먹음직스럽게 느껴 지기도 하고 실물에서 미쳐 확인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그려져 있어서 새로운 시각적 접근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명암이나 구도, 색채표현을 통해 사진보다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이러한 초정밀 묘사 그림들을 하이퍼 리얼리즘 (극사실주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보통의 경우 주관을 배제한 채 중립적 입장에서 사진과 같이 극명하게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모든 미술작품은 작가의 주관적인 관념이 독특한 표현법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이러한 하이퍼 리얼리즘 작품들 속에도 사진같이 세밀하게 그려진 대상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작가의 생각과 관념이 표출되게 됩니다. 구상 작품을 통한 추상적 표현이라고 느껴집니다!
이창효 작가의 가득 쌓여 있는 빨간 자두 이미지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풍요로운 순간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5월 처음으로 먹을 수 있었던 자두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한입 가득 채워지던 상큼한 자두 국물의 기억을 통해 행복한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흠 작가의 커다란 사탕들의 이미지를 대하면 벌써 입 속에 침이 고이게 되고, 어릴 때 먹던 사탕을 떠올리면서 크고 작은 순간들을 추억하게 됩니다. 그러나 작가는 화려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으나 그저 소모품으로 사용되는 사탕을 통해 우리가 집착하는 대상들의 허무함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유용상 작가의 화면 가득한 와인 잔 작품들을 보면 구도와 배치, 그리고 동적인 묘사 방식들이 교묘히 접목된 이미지를 통해 와인잔들이 의인화 되어 마치 매일같이 흔들리며 불안하게 살아가면서 선택 받고 싶어하는 우리들 욕망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한 추상적 위트가 느껴집니다.
구상이거나 추상이라고 하는 것처럼 너무 분류방법에 매몰되는 것 보다는 작품을 통해 작가들이 표현하고 싶어하는 근원적인 관념에 대해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