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

손혜영 개인전

2022.11.22 - 2022.12.03

손혜영 개인전
2022.11.22~12.03

 

 

 

 

손 혜 영   son hye young꽃의 얼굴 들여다보기를 좋아하던 내게, 언제부턴가 시드는 과정 속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봉우리가 만개하기까지 절정을 향해가는 과정도 아름다웠지만, 그 절정을 지나 시들어가는 과정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나의 마음에 들어왔다.
작았던 봉우리가 점점 피어올라 아름다운 형태와 색을 뽐내고 난 후, 형은 뒤틀리고 색은 어둡게 변해간다. 탐스러운 꽃잎이 흐드러지다 떨어져 나가고, 원래의 색을 잃고 변해가는 모습이 처음에는 슬프고 애처로웠다. 하지만 들여다볼수록 꽃잎의 컬러는 싱싱할 때와는 다른 깊이감이 있었고, 구불거리고 뒤틀린 형태 속에서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지금 이것은 소멸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피어나는 중. 그 안에서 자연의 무한함과 영원성이 느껴졌다.
모든 순간의 표정과 몸짓이 각기 다른 아름다움으로 느껴지면서, 나는 꽃을 더욱 오래 지켜보게 되었다. 이 꽃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어떤 삶을 살았을까 들여다보며 상상하고 있자니 그 순간이 꿈결 같다.
꿈결 같은 색을 분채 물감 중에 골라 곱게 갈고 게어낸다. 다시 묽게 풀어서 두꺼운 장지위에 여러 날 걸쳐 쌓아올린다. 장지는 물감을 한없이 품어주었다가 마르면서 일부만 드러내므로 수십번 겹쳐 쌓아 올리다보면 꽃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모습이 한 화면에담긴다. 지나간 시간 속 이야기와 나의 마음까지 담기게 되면 꽃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준 듯하다.
절정의 시간을 지나 치열한 에너지를 내뿜는 숨결.피어나고 소멸해가는 삶의 순환 속 인간의 모습과 신의 섭리.
꽃의 매 순간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아름답듯이 우리의 삶도 모든 순간 아름답고 의미 있기를, 나의 삶이 신 앞에서 아름답기를 바래어 본다.
                                                                         - 2021. 손혜영 작가노트